오래전 마라톤 풀코스를 달린 제 무용담입니다, 참 재미난 추억이어서 글로 써 보았습니다
오십 대 초반에 갑자기 30년 넘게 피어오던 담배를 끊고 나니, 한 달 사이에 체중이 58kg에서 73kg으로 늘어나 배는 임산부처럼 부르고 무릎은 체중을 견디어 내려고 삐걱삐걱 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치만 힘들게 끊은 담배인데 다시 담배를 시작하기는 뭐해서(금연한다고 동네 방네 소문낸 게 무서워서) 동네에 있는 공설 운동장에 가서 400m 트랙을 아주 천천히 돌기 시작하였습니다
달리기는 학교다닐 때와 보병 장교로 군대 생활할 때가 전부였는데 수십 년 만에 하는 거래서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게 아주 천천히, 그리고 몇십 년 피운 담배로 많이 힘들어하던 허파가 고생하지 않도록 숨이 목까지 차는 일이 없도록 느릿느릿 달렸습니다
매일 꾸준히 트랙을 열바퀴돌면 4km를 달리는 거고 컨디션이 좋은 날엔 15바퀴를 돌면 6km를 달리는 일상적인 운동이 계속되던 때에 회사 마라톤 동우회에서 순천 마라톤에 참가를 하니 같이 가보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왕 시작한 달리기이고 빨리 달려 시간을 단축하여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 것이 목표가 아니므로 시간이 얼마가 걸려도 완주만 하면 되는 거래서 10km 단축 마라톤에 나가기로 등록을 하고 트랙에서 6~8km의 거리를 연습하였습니다
달리기를 시작한지 6개월 지난 시점에 순천 10킬로미터 달리기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도전이었습니다
막상 운동장에 나가 보니 10키로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초등학교나 중학교 학생들이거나 이제 막 달리기를 시작한 초보자들,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들, 동네 아주머니들 정도로 그냥 즐기기 위한 러닝을 한다는 자세로 참가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처음 도전이고 뛰어보지 않은 거리래서 걱정을 하기는 하였으나 시간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완주만 하면 되는 거래서 난생 처음 10킬로를 완주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10킬로 완주를 하고 나니 점점 달리기 하는 즐거움에 빠지고 덤으로 체중도 많이 줄어들어 하프코스(21.1킬로)에 도전해 보기로 맘을 먹고 여수 마라톤 마니아들이 주로 이용하는 마라톤 코스에서 시간이 되는 일요일에 달리기를 하였습니다
이 마라톤 코스는 여수 외곽에 있는 관기초등학교에서 출발하여 바다를 우측으로 끼고 달리는 경사가 완만한 코스로 대략 5키로 지점마다 구멍가게가 있어 물을 사 먹기도 좋고 힘들면 잠시 쉴 수도 있으며 5킬로 지점에서 돌아오면 10킬로 코스를 달리는 거고 10킬로 지점에서 돌아오면 하프코스를 달리는 거고 15킬로 지점에서 돌아오면 30킬로를 달리게 되는 환상적인 코스인 데다가 차량의 소통량도 아주 적어서 마라톤 연습을 위해 만들어 놓은 코스로 착각할 만큼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매년 5월달에 열리는 전남 함평 나비축제 기간에 열리는 마라톤대회 하프코스를 등록하고 첫 하프코스를 도전하였습니다 날씨도 좋았고 같이 달리는 동호회 친구들의 격려에 힘을 얻어 그리 어렵지 않게 하프코스를 완주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여수에 돌아와 일상적인 달리기를 하는 중, 마라톤 동호회에서 가을에 열리는 중앙일보 주최 마라톤대회에 같이 출전해 보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나이도 오십을 훨씬 넘었고 내 마라톤 속도는 매우 느린 편이어서 시간을 다투는 선수는 아니지만 같이 달리는 동료들에게 폐만 끼치는 것 같아 사양하였으나 어차피 시작한 마라톤이고 이왕 시작했으니 한 번쯤은 풀코스에 도전해 보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다들 부추기는 바람에 출전하기로 마음을 다지고 연습을 하였습니다
매일 아침에 조깅으로 약 5~6km를 달리고 매주 일요일에는 마라톤 연습 코스에서 15km를 달리고 월에 한번은 25km를 달리고, 매주 토요일에는 약 500미터의 급경사코스를 빠른 속도로 올라가서 걸어 내려오고 다시 뚸어 오르는 것을 10회씩 하는 특별 훈련도 병행하였습니다
서울 잠실 운동장을 출발하여 42.195km를 달려 다시 출발선인 잠실 주 경기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는 실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은, 프로 선수들에게는 조금은 쉬운 코스이지만 처음 풀코스에 도전하는 나에게는 너무나 힘든 코스였습니다
정 힘들어서 도중에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결승점에서 기다리는 두 딸과 와이프를 생각해 아픈 다리를 약간은 절뚝러리며 도착하여 웃을 수 있었습니다
내자신이 나를 칭찬해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금연으로 인한, 원하지 않은 뱃살을 빼기 위해 달리기 시작하였지만 정말 내가 마라톤 풀코스를 뛸 수 있으리라고 난 상상을 할 수 없었으니까요 ㅎㅎㅎ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마라톤을 하는게 꼭 몸에 좋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아직 젊은 이들은 한번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5km, 10km, 하프코스, 플코스,이렇게 차근차근 정복해 나가는 재미도 있고, 또 이를 이루어낸 후의 성취감도 참 좋습니다.
지인중 몇 명이 이런 질문을 내게 하였습니다 "달리면 숨쉬기가 어려워 잘 못 달리는데 어떤 비법이 있어 숨차지도 않고 달릴 수 있냐고요?"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천천히 숨이 차지 않게 달리면 다리가 아파서 못 달리지, 숨이 차서 못 달리는 일은 없다고요"
또 한가지 질문은 "어떻게 그 먼 거리인 42km를 달릴 수 있냐고요"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출발점에서 42km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5km를 목표로 달립니다 그리고 5km에 도착하면 물을 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물을 마시고 다시 5km를 향해 출발하는 거고 그렇게 8번을 하면 마라톤 풀코스를 다 하게 되는 거라고, 42.195km는 어렵지만 5km 곱하기 8번은 아주 쉬운 일이라고"
한번 42.195km를 달린 후, 다시 플코스에 도전하지는 않았습니다
가끔 하프코스나, 10km를 달리기는 했으나 아무래도 풀코스는 나를 망가뜨리는 것 같아 다시는 시도하지 않았고요
지금은 달리지 않고 걷고만 있습니다 ㅎㅎㅎ
건강한 20대~40대 젊은이들은 마라톤에 한번 도전해보길 강하게 권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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